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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속으로 떠나는 여행/짧은 글. 긴 여운

부자와 가난한 이의 차이

by 코발트_블루 2003. 4. 29.
한 마을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.

그사람은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많은 땅과 돈을 물려받았기에 풍요롭게 성장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.

그의 집 바로 옆에는 초라한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.

가난한 그 집주인은 평소 재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항상 여유로운 사람이었습니다.

부자는 늘 그 사람을 비웃었습니다.

'가진 것도 없고 벼슬도 사양하고 내려왔다면서 왜 저렇게 웃는 거야? 또 자기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는 꼴이란!'

자신은 창고에 쌀이 몇백 석이나 있어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한번도 나누어준 적이 없는데 그가 그러는 모습이 아니꼬웠습니다.

부자에게는 날마다 창고를 열어 쌀이 몇 가마가 늘었는지 세어보는 것이 하루의 낙이었습니다.

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그의 아들이 물었습니다.

"아버지, 우리 부자 맞죠?"

"그럼, 우리 동네에서 우리집이 제일 부자지. 그런데 갑자기 그건 왜 묻니?"

"제 생각엔 우리 옆집이 더 부자인 것 같아서요."

"그게 무슨 엉뚱한 소리냐? 넌 그 집이 다 무너져가는 것도 보이지 않느나?"

"그래도 그 집 아이는 자기 집은 늘 천국처럼 좋은 일만 있다고 하던데요?"

부자는 기가 차기 시작했습니다.

"그애 옷을 한 번 보렴. 항상 다 떨어져 기운 옷만 입고 다니잖아."

"나도 물어봤지요. 그랬더니 그애는 오히려 자기 엄마가 기워준 정성이 든 옷이라 내 옷보다 더 튼튼하다고 자랑하던데요."

"그럼 이 녀석아, 우리집 창고를 봐. 얼마나 귀중한 것이 많니. 쌀도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잖아. 그런데 그 집은 그나마 있는 쌀도 남한테 다 줘버리잖아."

그 말에 나온 아이의 대답은 부자를 부끄럽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.

"제 말이 바로 그 말이에요. 우리집은 쌀이 그렇게 많아도 남에게 줄 쌀이 한 톨도 없는데 그 집은 창고에 쌀이 거의 없어도 항상 남에게 줄 쌀이 있잖아요. 그러니 우리집이 부자가 맞는지 궁금하다는 거예요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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