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침 식탁에서 요것저것 반찬 타박을 했다.
"뭐, 근사하고 맛있는데 없을까?" 생각하며 친구와 차를 타고 나왔다. 길을 꽤 복잡했고 식당은 사람들로 붐볐다. 한참 후에 대여섯 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맛갈진 음식이 나왔다. 돌아오는 길에 "15억이 기아로 죽어가고 30억이 굶주림 속에서 살아간다."는 소식을 들었다. 나는 수천억을 챙긴 사람들, 큰 부자들 탓이라고 개탄했다.
그때였다. "당신은 어디에 속하시나요? 만일 그런 걱정없이 산다면 감사하며 나누고 있나요?" 맑고 진지하게 묻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와서 콕 박힌것은.
나는 45억을 생각했기에 탓을 부자에게 돌렸는데....
아침 식탁도 점심식사에서도 나는 나눔을 고사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없었지 않은가. 내 식탁에서 적어도 다섯 명은 배고픔을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. 난 너무 큰 숫자를 생각하느라 내 옆에 있는 굶주린 이웃을 잊고 니냈다. 나도 굶주림을 부축이는데 한 몫 했구나 싶으니 정신이 버쩍 났다. 내 작은 나눔이 배고픔, 추위, 소외를 내 주변에서 볼아내는 데 한몫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감사와 경외로 자리를 고쳐 앉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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