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목에 "고양이"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'사진이 많이 있네' 라며 택한 책이다. 하지만, 이 책에서는 집사들을 홀리는 고양이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.
첫 느낌은 낮설음이었다.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풀어놓고 기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실정이기에 저렇고 풀어놓고 기르는 것 자체가 낯설다고 해야 할까?
이런 낮설음을 뒤로하고, "관심"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.
무엇을 찍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 "네가 관심이 가는 무언가를 찍어봐~"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.
나는 생명이 있는 무언가를 집에 들여 놓지는 못한다. 그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. 만일, 내가 고양이를 기른다면 집 밖으로 내놓지 못함에서, 또 집 안에만 가두어 두는 것에서 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듯하다.
어릴 적 시골에서는 강아지나 고양이 모두가 자유롭게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... 아이들도 겁 없이 그 생물들과 어울렸었고... 많은 것을 잃어버린 듯하다. 한국에는 필요 없었던 고양이 사다리를 보며 옛일을 추억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.
처음에 사진은 없고, 고양이 사다리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서술되어 있어, 공부하듯 읽었다. 그리고 만난 첫 번째 사진.
책에 사진이 가득한 것은 좋은데, 쫙 펼쳐지지 않아서, 사진 전체를 감상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부분이 거슬린다.
"우리가 쓰는 이 사다리를 고양이들도 씁니다."라는 텍스트를 읽고 책을 가능한 쫙 펼쳐서야 사다리가 눈에 들어왔다.
피사체가 중앙에 있는 사진들은 참 보기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다 보니, 편하게 보는 사진집이 아니라,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느낌이었다.
이렇게 사다리를 보려면 책을 펼쳐야 하니, 자주 볼 책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.
텍스트를 읽는 것보다 사진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 더 힘들었던 책이다. 숙제를 하듯, 고양이 사다리가 어디에 있는 지를 찾고, 고양이가 진짜 편하게 이 사다리를 이용할지를 고민하고... 어쨌든, 나에겐 사진을 찍는다는 것과 그것을 책으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 책으로 기억될 듯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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