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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속으로 떠나는 여행/짧은 글. 긴 여운17

부자와 가난한 이의 차이 한 마을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. 그사람은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많은 땅과 돈을 물려받았기에 풍요롭게 성장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. 그의 집 바로 옆에는 초라한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. 가난한 그 집주인은 평소 재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항상 여유로운 사람이었습니다. 부자는 늘 그 사람을 비웃었습니다. '가진 것도 없고 벼슬도 사양하고 내려왔다면서 왜 저렇게 웃는 거야? 또 자기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는 꼴이란!' 자신은 창고에 쌀이 몇백 석이나 있어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한번도 나누어준 적이 없는데 그가 그러는 모습이 아니꼬웠습니다. 부자에게는 날마다 창고를 열어 쌀이 몇 가마가 늘었는지 세어보는 것이 하루의 낙이었습니다.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그의 아들이 물.. 2003. 4. 29.
※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※ 도시의 어느 조용한 거리를 키 작은 노인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.가을 오후였다. 낙엽들은 그에게 지나간 다른여름들을 생각나게 했다. 이제 이듬해 유월이 올 때까지 그는 또 다시 길고 고독한 밤들을 보내야만 했다. 그때 고아원 근처의 낙엽들 사이에서 종이쪽지 하나가 그의 눈에 띄었다. 노인은 몸을 숙여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주워들었다. 어린아이의 글씨체로 쓰여진 그 글을 읽으면서 노인은 눈물이 글썽거렸다. 그 단어들이 하나씩 그의 마음을 울렸다.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. "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,난 당신을 사랑해요.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,난 당신이 필요해요. 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. 그러니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,난당신을 사랑해요." 노인은 눈을 들어 고아원을 두리번거렸다. 마침내 .. 2003. 4. 29.
소금인형 소금 인형이 뭍에서 수만 리 길을 두루 다니다가 바다에 이르렀다.일찍이 본 것과도 어주 다른, 야릇하게 꿈틀거리는 이 커다란 물체를 보고 소금 인형은 황홀해 졌다."너는 누구니?"소금인형이 바다에게 물었다.바다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."들어와 보렴"그래서 소금인형은 바다속으로 첨벙첨벙 들어갔다.그리고 들어갈수록 더 녹아 마침내 아주 작디작은 한점만 남게 되었다. 그 마지막 한점이 녹기 전에 소금 인형은 경탄하며 외쳤다."이제야 내가 누군지 알겠구나" 2003. 4. 29.
나도 한몫 할 수 있구나 아침 식탁에서 요것저것 반찬 타박을 했다. "뭐, 근사하고 맛있는데 없을까?" 생각하며 친구와 차를 타고 나왔다. 길을 꽤 복잡했고 식당은 사람들로 붐볐다. 한참 후에 대여섯 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맛갈진 음식이 나왔다. 돌아오는 길에 "15억이 기아로 죽어가고 30억이 굶주림 속에서 살아간다."는 소식을 들었다. 나는 수천억을 챙긴 사람들, 큰 부자들 탓이라고 개탄했다. 그때였다. "당신은 어디에 속하시나요? 만일 그런 걱정없이 산다면 감사하며 나누고 있나요?" 맑고 진지하게 묻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와서 콕 박힌것은. 나는 45억을 생각했기에 탓을 부자에게 돌렸는데.... 아침 식탁도 점심식사에서도 나는 나눔을 고사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없었지 않은가. 내 식탁에서 적어도 다섯 명은 배고.. 2003. 4. 29.
사랑이란? 디오게네스가 하루는 어느 길 모퉁이에 서서정신나간 사람처럼 웃고 있었다."뭣 때문에 웃고 있소?"지나가던 사람이 물었다."저 길 한가운데 있는 저 돌이 보이오?내가 오늘 아침에 여기에 온 후로열 사람이 거기에 걸려 넘어졌고 그걸 저주했지요그러나 그들 중에서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도록그 돌을 치워 놓는 수고를 하는 사람이라고는아무도 없더라고요." 2003. 4. 29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