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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속으로 떠나는 여행/짧은 글. 긴 여운

죄수와 아들

by 코발트_블루 2003. 12. 10.


옛날 비엔나에는 죄수를 일정기간 시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했다.
어느날 그 나라의 수상이 한가로이 창밖을 내려다보다 기이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.

훌륭한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젊은 학생이 눈을 쓸고 있는 죄수 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그의 떄묻은 까만손에 정성껏 입마춤을 하는 것이었다.
잠시 조용히 담소를 나누던 그들이 헤어지자, 수상은 그 죄수가 아마도 위험한 정치적 지도자이며,
그 청년은 그의 추종자일 것이라고 추측하고, 즉시 젊은 학생을 잡아오게 했다.

누구든지 죄인에게 키스하는 일은 보통 일로 생각할수 없으며,
경우에 따라서는 방관할 수 없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.

수상은 젊은 학생에게 조금 전에 만난 죄수와는 어떤 관계이며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 따져 물었다.
"각하, 그 사람은 저의 아버지입니다" 그 학생은 자랑스럽게 대답하였다.

뜻밖의 사실을 알고 할 말을 잃은 수상은 젊은 학생의 아버지에 대한 공경심에 감동하여 그 사실을 자신의 국왕께 상주하였다.
그 일을 전해들은 국왕도 자식을 그렇게 훌륭하게 교육시키고
또 그러한 애정을 자식의 마음속에 심어준 사람이면 그 죄수는
나쁜 사람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즉시 석방케 했다.

아버지를 사랑하는 자식의 마음이 아버지의 허물을 덮을만큼 강했으며,
그 사랑이 결국 아버지를 어려움으로부터 구하는 길이 된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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